199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했던 파가니의 존다(Zonda) C12S가 힘을 늘리고 무게를 줄여 2005년 제네바 모터쇼에 재등장한 것이 ‘존다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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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레이서 ‘주앙 마뉴얼 판지오’(Juan Manual Fangio)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이름 붙여진 신형 존다F는 구형과 비교해 헤드램프, 리어 윙, 펜더 디자인에 약간의 변화를 가져왔다. 존다의 C12S는 처음 등장할 당시 뛰어난 스타일링과 가공할만한 성능으로 큰 관심을 일으켰지만, 포르셰 카레라GT, 엔초 페라리, 코닉세그 CCR 등의 등장으로 C12S에 탑재된 AMG의 구형 555마력 7.3리터 V8엔진은 더 이상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없었다. 이후 존다F는 포르셰 카레라 GT, 코닉세그 CCR 등 새로 등장한 슈퍼카에 맞춰 파워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둬 개발됐고, AMG의 자연흡기 7.3리터 엔진이지만 V12 구조에 흡배기와 ECU(전자제어장치)를 새롭게 세팅해 출력을 더욱 높였다. 기본형은 최대출력이 602마력이지만 클럽스포츠 사양은 출력이 650마력에 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은 3.6초(엔초페라리 3.65초)로 ‘안데스의 바람’이라는 이름처럼 빠른 가속성능을 자랑한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전문업체인 파가니의 창업자인 호라치오 파가니는 어려서부터 자동차와 카레이싱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열두 살에 진흙으로 슈퍼카 모형을 만들어 주변 사람을 놀라게 했던 이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웅은 월드 챔피언을 5차례나 차지한 카레이서 주안 마뉴엘 판지오였다. 20세에 르노 공식 레이싱 팀의 F3 경주용차를 디자인하며 자동차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뒤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력을 길러 가던 파가니는 드디어 자신의 영웅이던 판지오를 만나게 된다. 판지오의 소개로 람보르기니와 인연을 맺은 파가니는 이후 세계 최초로 100% 카본 섀시를 채용한 카운타크 에볼루치오네의 개발에 참여하고 디아블로, 람보르기니 P140 등의 설계를 거들면서 명성을 쌓게 됐다. 호라치오 파가니가 나중에 자기 회사를 설립한 뒤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판지오를 위해 만들어낸 자동차가 바로 ‘존다’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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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치오는 1992년에 자기 이름을 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해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그 다음해에는 첫 모델의 풍동 테스트를 마쳤다. 이 무렵 판지오가 호라치오를 메르세데스 벤츠에 소개했고,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예견한 벤츠는 기꺼이 엔진 공급을 맡기로 했다. 이후 4년간의 노력을 거쳐 쿠페 버전의 신차가 형식승인을 통과함으로써 드디어 199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최초의 존다 C12가 공개됐다.

1999년에 등장한 존다 C12는 5,987CC의 메르세데스 벤츠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이 408마력에 이르는 힘을 발휘했다. 최고시속은 296킬로미터이며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기 까지는 4.2초가 걸린다. 파가니는 같은 해에 성능을 보다 업그레이드한 C12-S도 선보였다. C12-S는 엔진용량은 같으면서도 최대출력을 543마력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최고시속은 320킬로미터, 시속 100킬로미터 도달까지는 3.7초에 이르는 성능을 낸다. 2003년에 같은 크기의 엔진을 장착하고 600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는 존다 GR이 추가되기도 했지만, 2002년부터는 존다에 7291CC 엔진을 기본으로 장착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2002년 C12-S 7.3과 C12-S 7.3 로드스터가 잇달아 출시됐는데 하드탑과 컨버터블 모델(4번째 사진)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 최대 출력 (555마력)과 최고속도(시속 320킬로미터), 정지가속(3.7초)은 모두 동일하다. 2004년에는 역시 7,291CC 엔진으로 600마력의 힘을 내는 C12-S 몬자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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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는 지난해 존다F를 내놓으며 다시 성능향상을 꾀했다. 존다F는 메르세데스 벤츠 AMG의 V12엔진을 장착했으며 출력은 602마력으로 높아졌다. 처음의 생각과 달리 호라치오는 자신의 자동차에 판지오라는 이름을 끝내 붙이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존다F를 공개하면서 판지오에게 바친 헌정사를 통해 그 사연을 소개했다. “주안 마누엘 판지오는 위대한 챔피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그의 정확성과 올바름, 인간적 기술적 감수성은 내게는 삶의 모범이었고, 영감의 근원이었습니다. 이런 인물의 위대함을 과연 그림이나 기술과 같은 물질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나는 스스로에게 묻곤 했습니다.” 그가 ‘엘 코체’라고 부르곤 했던 이 자동차의 이름은 판지오 F1이 되어야 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습다. 그는 이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에 열정을 보여줬고, 그의 아이디어 덕분에 혁신적이고 안전한 차가 만들어졌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진을 얹어야 했던 것도 판지오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저는 감히 이 자동차를 판지오 F1이라고 부를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안데스의 바람인 ‘존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차를 주안 마누엘 판지오에게 바칩니다.”

존다는 첫 출시이래.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존다F에서는 2쌍의 헤드램프를 3쌍으로 배열하고, 휀더와 리어윙에 부분적으로 손을 댔다. 신형 존다F는 포르쉐 카레라 GT, 코닉세그 CCR 등 새로이 등장한 수퍼카에 맞춰 파워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AMG의 자연흡기 7291CC 엔진이지만 흡배기와 ECU(전자제어장치)를 새롭게 세팅해 출력을 더 높였다. 기본형은 최대출력이 602마력이지만 클럽스포츠 사양은 출력이 650마력에 달한다. 최고시속은 345킬로미터 정지가속은 3.6초로 ‘안데스의 바람’다운 가속능력을 자랑한다. 엔초 페라리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세계 정상급의 수퍼카다. 존다F는 섀시의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강성을 더 높이고, 차체를 기존 모델 보다 10밀리미터 낮춤으로써 고속주행에서 안정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또 제동장치에 세라믹을 채용하는 등 무게를 최대한 억제해 전체 무게를 1,230킬로그램으로 유지했다.
이승철 전문기자